사진은 글과 별 상관없는, 잘 크고 있는 우리
지난 주 금요일이었다.
자리 배치가 변경되어서 한창 책상 정리를 하고 있는데 상사 A씨가 나를 불렀다.
"SHuBi씨, B씨 애기가 백일이래"
하면서 보여주는 돈 봉투와, 내게 손바닥을 위로 향하며 내민 손 한쪽.
보통 팀원 중 경조사가 있으면 만원씩 걷어서 성의표시를 해왔기 때문에 바로 알았들었다.
하지만,
"제가 지금 가진 현금이 없어서요. A 상사님이 제 것까지 내주시면 나중에 드릴꼐요."
그런데 이상했다.
백일이라구? 백일을 팀에서 챙겨준다구??
우리 지호도 백일이었나? 백일이었지. 벌써 6개월인데, 백일은 진작에 지났지.
내가 얘길 안했나? 그 때 백일이라고 내가 백일턱까지 쐈는데??
여기까지 생각을 하고 일단 물었다.
"그런데 우리 애기는 왜 백일 안챙겨줬어요?"
여기서 차분하게 A 상사님이
"원래 사원들한테는 그런거 챙겨주는거 아니야" 라거나, 혹은
"안챙겼는데 이번부터 챙길라구"
라고 대답했다면 이대로 끝났었을까???
하지만 A상사님은 눈에 뛰게 당황하며, 내게 이렇게 말했다.
"SHuBi씨가 그 때 얘기 안했잖아~"
이런, 이런... 그 때 삼겹살집에 우리 팀 델고 가서 백일턱이라고 쐈다구요;;;;;
이제 사실은 명백해졌다.
우리 지호 백일은 후루룩 얻어먹기만 하고 지나갔고,
B씨 애기 백일은 얻어먹은 것도 없는데 먼저 챙겨주고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.
이 때 이러면 안되는데, 평소에 느껴왔고 생각해왔던 다른 사실들과 억지연관을 지으며 온갖 생각이 들며 머리속을 스쳐 지나간다. 섭섭함 이 세 글자를 남기고.
화가 났다. 못난 애비 때문에 우리 아기까지 도매급으로 취급됐다는 억지연관 섭섭함이 발끝부터 올라와 머리를 뚫어버릴 듯 뇌 속 안을 가득 채웠다.
하지만 어쩌랴. A 상사님은 말 그대로 상사이며 지금 이 곳은 회사인것을.
그리고 챙겨주고 말고는 정해진 법도 아니고 의무도 아닌 것을.
여기서 화를 내면 모두 다 내가 독박인 것을...
한가득 섭섭함을 애써 마음 깊은 곳으로 돌려 보내고,
"괜찮아요" 라며 억지 쓴 웃음을 지었다.
이렇게 끝나나 싶었는데 A 상사님이 날 또 부른다?
사과를 하려나본데, 사실 별로 듣고 싶지 않았다. 그냥 더 이상 언급이나 안해줬음 싶었는데, 왜 부르시냐는 내 물음에 막무가내로 일단 자리로 와보란다.
갔더니, 지갑에서 돈을 꺼내 준다.
내가 이 얘길 여기에 왜 쓰는지 원;
지금 내가 욜라 유치짬뽕인 것 같기는 한데,
이 놈의 섭섭함이 주말이 지난 지금도 좀처럼 사라지질 않는다.
쩝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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